(12) 에밀레종 주물과정에서 어린애를 넣었다는 전설은 어디에서 유래하나?
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주조과정의 문제와 인신공양의
끔찍한 이야기. 어린애가 엄마를 부르는 것 같은 ‘에밀레’가 종의 별명이 되었다는 것은
숭고한 비장미를 처연하게 나타내준다.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.
원효가 해골물을 먹고 깨달았다는 것과 같이 전 국민에게 퍼져 있는 불교의 부정확한
진실 중 하나가 바로 이 전설인 것이다.
주물에 대해서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, 주물에서 수분이 얼마나 위험한지 인지한다.
주물 과정에서 수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동이 식었을 때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
타종할 때 종이 깨져버리고 만다. 그런데 인간의 신체는 상당 부분이 수분이다.
그러므로 종에 사람을 넣어서 완성했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다.
그러면 이런 전설이 왜 만들어졌을까? 이는 ‘종‘이라는 한자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.
종은 鍾 이라고도 쓰지만 鍾 이라고도 쓴다. 두 글자는 서로 통하는 글자인데,
앞의 鍾이 금속 金 + 무거움 重의 결합으로 ‘무거운 쇠’라는 의미이며, 뒤의 鐘은
금속 金 + 어린아이 童로 ‘잘 운다’는 뜻이다. 즉, 두 글자는 질료의 특성과 소리의
특성을 각기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. 이렇게 글자를 쪼개서 이해하는 것을 파자 破字
라고 하는데, 한문의 이해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.
그런데 두 번째 鐘자는 금속 속에 아이가 들어 있는 형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
있다. 즉, 본래는 아이처럼 잘 운다는 의미였는데, 이러한 글자의 형상이 금속과
아이의 결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종 속에 애가 들어가 있다는 전설로 변하게 된
것이다.
(“사찰의 상징세계” 자현스님에서 인용)
여러분들은 에밀레종(성덕대왕신종) 주조과정의 인신공희(人身供犧) 전설과 관련한
자현스님의 파자(破字) 해석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?
나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아 그 내용을 발췌하어 여기에 인용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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